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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필자가 꼭 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뭐한 일로 가능하다면 하려고 은행에 대출 문의를 하니, 아파트면 시세가 나와서 예상 가액도 알려 줄 수 있다는 등등, 하지만 다가구 주택이나 빌라 같은 공동 주택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말은 안 했지만 내게는 들리는 것 같았다. 아파트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저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난생 처음 해봤다. 거저 빌려 달라는 것도 아니고 담보를 제공하고 이자도 예금 이자의 두 세배를 내는데 솔직히 씁쓰름하게 돌아섰다.
자본주의 사회다 보니 쩐(錢)만 관계되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서민 신세라는 것을 매번 느끼면서도 그때마다 속이 편치 못한 건 아직 익숙하질 못해서 그런 것 같은데, 나이가 나이니 만큼 죽는 날까지도 익숙해지기 힘들 것 같다. 쩐(錢) 얘기가 나왔으니 경제 이야기가 나와도 괜찮겠다 싶어서 한동안 우리를 웃게 했던 떠도는 이야기 하나 해보고 싶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른 공과는 모두 접어두고, 경제에 관한 이야기만 그저 흘려듣는 걸로 하면 좋겠다.
박정희가 가마솥에 밥을 지어 놓았는데 전두환이 야금야금 거의 다 퍼먹었다. 가마솥을 물려받은 노태우가 누룽지까지 먹고 김영삼에게 주었더니 김영삼이 그래도 먹을 거라고 바닥을 긁다가 구멍이 났다. 구멍 난 솥은 쓸 수 없어서 김대중이 수출을 해버렸다.
그런데 노무현이 엉겁결에 그 솥을 다시 수입해서 구멍을 해결하려고 머리에 이고 절절맸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명박이 그 솥을 받아 제대로 수선하지 않고, 급한 대로 다른 재질의 약한 쇠붙이로 구멍을 메우고 그냥 사용했다. 박근혜는 그 솥을 받아 잘 모셔둔 채 그저 작은 요리나 몇 번 해가면서 세월 보내다가 문재인에게 솥을 빼앗기고 말았다.
솥을 손아귀에 넣은 문재인은 욕심이 앞서다 보니 밥도 하기 전에, 먹는 법이 중요하다고 외치며 밥을 푸는 행동을 하다가 이명박이 대충 메운 금속이 떨어져 나가면서 더 큰 구멍이 났을 뿐만 아니라 구멍을 더 내고 말았다. 그리고 그 솥을 윤석열 대통령이 이어받았다는 것이다.
필자가 굳이 설명을 보태지 않아도 알만한 분들은 이미 다 알았을 것이다.
박정희가 이룬 경제성장을 전두환이 소비로 흥청거리는 나라를 만들면서 노태우부터는 바닥으로 가라앉았고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나라 대한민국은 김영삼 말기에는 외환위기의 치욕을 겪으면서 김대중이 그나마 어렵게 일부 수습했지만, 노무현 시절에는 경제가 다시 하강하다가 이명박이 소고기와 농산물 수입 등 농민들의 손해를 감수하고 응급조치한 대가로 반짝 하나 싶더니 박근혜 시절에 다시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와중에 탄핵 정국의 힘을 입어 집권한 문재인은 소득주도경제성장이라는 희한한 원리를 내세워, 후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입에서 경제는 폐허라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아파트며 주거용 부동산값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말하던 대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나라에서 살게 해준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을 이어받았는데 이 역시 백성들이 보기에 곱지만은 않다.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청와대를 거친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가 비참해진다는 미신을 믿어서인지 청와대 들어가는 것을 한사코 거부하며 국방부를 접수하여 들어앉고,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총리 하던 이를 국무총리로 임명했다.
인재를 등용하는데 정파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통합론을 내세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수위원장이 폐허가 된 경제라고 했는데 경제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정부의 국무총리를 뽑아다가 앉힌다는 것은 그저 인준이나 받자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일부 장관 등의 임명 문제와 복합적인 상을 차려 놓고 인준과 임명을 거래하려던 것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그런 와중에도 법이 존재하는 나라의 검찰 총장 출신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정의가 존재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굴뚝 같다.
횡설수설(橫說竪說)이라는 말이 있다. 조리 없이 되는 대로 지껄여 그 의미를 알 수 없을 때 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 말이 원래는 이런저런 설법을 통해 대중(大衆)을 깨우치게 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뜻과는 전혀 다른 의미다. 필자 역시 지금 횡설수설하고 있지만, 혹시 의미 있는 말로 인정해줄 독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마디 툭 던져본 것일 수도 있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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