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공동연대로 습지 지켜야” 고양시에 초청 이어져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경기 고양시는 전 세계 앞에서 도심형 습지 보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7월 25일(현지시간)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에서 열린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의 이클레이 도시 생물다양성 센터(ICLEI CBC) 주관 특별세션에 참석해 장항습지의 혁신적 보전 사례를 직접 발표했다.
이 시장은 “장항습지는 도심에 위치한 대한민국 대표 습지로, 매년 3만 마리 이상 겨울철새가 찾아오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며 “이 습지를 지켜낸 주인공은 바로 시민들로, 드론 먹이주기 봉사대 운영과 기부 곡물 재활용, 무논 조성 등을 통해 개발 압력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생태보전을 실현해 왔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산업·농업용으로만 사용되던 드론을 세계 최초로 생태보전에 도입해 철새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을 예방하는 등 기술과 환경이 공존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또 폐기 예정이던 곡물을 세관으로부터 기부받아 철새 먹이로 활용한 사례는 폐기물을 생태 자원으로 전환한 순환 모델로 주목받았다.
장항습지에서는 올해까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사례가 없으며, 지난 3월에는 희귀종 흑두루미 21마리가 장기간 머무는 등 보전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이날 습지보전 우수사례 발표에는 고양시를 비롯해 나고야(일본), 오보스트랜드(남아프리카공화국), 코치(인도) 등 세계 4개 도시가 참여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고양시가 유일하게 초청됐다.
현장에는 무손다 뭄바 람사르협약 사무총장, 엘리자베스 마루마 므레마 UNEP 세계물위원회 사무차장 등 약 150여 명의 국제대표단이 참석해 습지 보전의 중요성과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연계 필요성에 공감했다.
같은 날 오전, 고양시장은 영국왕립보호협회(RSPB)의 니콜라 크록포드 최고정책관과 면담을 갖고, 전 세계 100마리 이하로 남은 멸종위기종 넓적부리도요 보호를 위한 국제 도시 간 협력을 논의했다.
이동환 시장은 “국경 없는 철새 보호를 위해 중국 치치하얼이나 한국 순천과 구축한 두루미 네트워크처럼 글로벌 연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어진 칠레 발디비아시 카를라 안드레아 암트만 페치 시장과의 회담에서 고양시장은 “고양시는 민간 협력과 기업 참여를 이끌어내며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보전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면서 “습지는 인류 공동의 자산인 만큼 국제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페치 시장은 고양시의 경험에 공감하며, 오는 2027년 발디비아에서 열리는 ‘습지도시 시장단 회의’에 고양시를 공식 초청했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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