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심 심각하게 무너지는 상권붕괴
[로컬세계 = 박성 기자] 전남 목포시의 상권이 원도심에 이어 하당 신도심까지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포시와 지역 정치권은 여전히 ‘원도심 활성화’라는 구호에만 매달리고 있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사람은 떠나고, 상가는 텅 비어가는 악순환만 되풀이되고 있다.
◇하당신도심도 무너진다…“텅 빈 상가에 불 꺼진 거리”
과거 목포의 대표 상권으로 불렸던 하당신도심은 지금 텅 빈 상가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말 저녁에도 불이 꺼진 채 방치된 점포들이 줄지어 있고, ‘임대 문의’ 문구만이 거리에 나붙었다.
“하당도 이럴 줄은 몰랐죠. 원도심이 무너질 때만 해도 하당은 괜찮다고 했는데, 지금은 여기도 거의 끝났어요.”
하당에 20년째 거주 중인 자영업자 이모 씨는 쓸쓸히 말했다.
◇“원도심 활성화”…수백억 쏟아붓고도 인구는 줄었다
목포시는 과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다. 최근 대표적인 사업인 ‘1897 개항문화거리’ 조성과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으로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원도심 인구는 2012년 약 1만 명에서 현재는 6,400명 수준까지 줄었고, 그중 절반 이상은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청년 유입을 위한 ‘청년 창업거리’와 ‘점포 리모델링 사업’도 대부분 2년을 채 가지 못하고 폐점하거나 공실로 전락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시재생이 아니라 예산재생이다. 주민 삶은 그대로인데 전시행정만 했다.”는 날 선 비판이다.
◇신도시 계속 늘리지만, 사람은 없다
더 큰 문제는 목포시가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시 확장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당신도시에 이어 옥암지구, 용해지구, 포미지구, 무안 남악과 오룡지구에 이어 최근에는 임성지구 택지개발 계획까지 발표됐다. 하지만 늘어나는 택지와 달리 유입 인구는 점점 줄고 있으며, 목포시 인구는 현재 20만 명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정치권은 ‘현수막 행정’?
임성지구 택지개발이 발표되던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개발 환영”이라는 대형 현수막을 도심 곳곳에 내걸었다. 이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서는 “현실도 모르고 플래카드만 내거는 철없는 정치인”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지역구에 큰일 하나 못한 건 이해하겠지만, 최소한 지금 지역이 어떤 상황인지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목포 하당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김 의원의 행동에 대해 냉소를 표했다.
◇구호만 외칠 것인가, 실책을 직시할 것인가
목포시는 지금 원도심과 신도심, 모두가 상권 붕괴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인구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고, 공실률은 올라가며 지역경제는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목포시는 여전히 ‘개발’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도시의 양적 확장이 아니라, 질적인 회복이다.
지역 상권을 되살릴 실효성 있는 정책, 청년과 가족이 정착할 수 있는 정주 여건 개선, 공실 상가에 대한 현실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로컬세계 / 박성 기자 qkrtjd8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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