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국장 등 역사문화 체험
강원도 영월 사람들은 단종이 임금으로 복위된 1698년부터 해마다 제향을 지내 그의 넋을 달래고 있다. 1967년 4월에 이르러서는 단종의 고혼과 충신들의 넋을 축제로 승화시킨 단종문화제를 탄생시켰다. 올해로 45회째를 맞는 영월군의 단종문화제가 ‘단종의 미소’를 주제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3일간 영월읍 장릉 및 동강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단종은 조선시대 6대 왕이다. 12살의 어린 나이에 왕이 됐다가 숙부인 세조의 정변으로 강원도 영월군 청령포로 유배돼 17살에 생을 마감했다.
올해 단종문화제는 세계문화유산인 장릉과 단종의 애절한 사연이 스며있는 관풍헌, 청령포 그리고 동강둔치 등에서 다채로운 행사로 펼쳐진다. 첫날은 ‘희생의 날’, 이틀째는 ‘추모의 날’, 마지막 날은 ‘화합의 날’로 정해 역사문화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제로 열린다.
희생의 날인 29일에는 오전10시부터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월 출신의 3충신을 추모하는 제례를 시작으로 민속예술경연대회, 정순왕후선발대회가 펼쳐진다. 오후4시에는 단종이 죽음을 맞이한 관풍헌에서 국장을 발인하기에 앞서 영면에 들기를 기원하는 의식인 ‘견전의’가 진행된다.
또 동강둔치에서는 유등띄우기, 도깨비 창작 마당극, 개막식, 콘서트 등이 열리고 저녁에는 영월의 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할 불꽃놀이가 단종문화제의 서막을 알린다.30일 추모의 날은 장릉의 수호사찰인 보덕사에서 영산대제가 진행되고 오전9시 단종문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조선시대 국장(國葬) 행렬이 고증에 의해 완벽하게 재현될 예정이다.
1000여명의 영월군민과 전국 단위의 참여 신청자, 외국인이 함께 어우러져 460m 길이의 동강대교를 건너 장릉으로 향하는 국장행렬은 빼어난 주변 풍경과 함께 어우러져 숭고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장릉 정자각에서 열리는 단종제향은 올해로 314회째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왕릉에 제향을 올리는 산릉제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동강둔치에서는 길이 250m, 폭 2.2m의 섶다리를 놓아 세계 기네스북 등재에 도전하고, 어린이 장기자랑, 어르신 건강체조 경연대회와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5월1일 화합의 날에는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에서 열리는 단종과 정순왕후의 만남 행사에서 짧고 서러웠지만 아름다운 인연을 맺었던 두 영혼을 위해 천상해후와 진혼무가 펼쳐진다.동강둔치에서는 조선 숙종 때부터 시작된 칡줄다리기가 열리는데, 길이 35m, 무게 6톤의 칡줄을 200여명의 장정이 동강을 중심으로 동서양편으로 나뉘어 단종의 위패를 모셔놓고 편장들의 지휘로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올해는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신청을 받는다. 또한, 부녀자들이 칡줄을 몸에 지니면 아들을 낳는다는 구전이 있어 행사 후 칡줄을 잘라 품에 감추고 가기도 한다.
폐막행사로는 칡줄다리기에 이어 관광객과 주민이 모두 한마음이 될 수 있도록 흥겨운 화합 한마당이 열릴 계획이다.
올해 단종문화제에는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조선시대 재궁을 제작해 입관 및 유서쓰기 체험으로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조선시대 장수체험을 복식체험과 장릉, 청령포, 관풍헌 등 단종 유적지 투어로 단종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또 5000개의 소원등을 동강둔치에 마련된 터널에 걸고 단종에게 소원을 비는 행사와 소원지를 적은 청사초롱 길 걷기 행사도 마련된다.
로컬영월 = 오형상 기자 eoscar64@segye.com
- 기사입력 2011.04.04 (월) 16:06, 최종수정 2011.04.04 (월)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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