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6월에만 머물지 않는 보훈의 진정성… 신자봉 부산동부지부, 참전용사 향한 '365일 평화 나눔'의 감동 현장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6-08-05 06:02:34

남구보훈회관서 ‘제11회 나라사랑평화나눔행사’ 성황
장수사진 촬영, 영웅배지 수여, 보양식 대접까지 묵직한 예우
시민들 남긴 '손지장 태극기'와 감사 메시지 영상으로 세대 잇고
일상 속에서 완성된 실천적 평화사랑 시민운동
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동부지부의 한 봉사자가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보훈회관에서 열린 ‘제11회 나라사랑평화나눔행사’에서 6·25 참전유공자에게 영웅배지를 달아드리고 있다. 이하 신자봉 부산동부지부 제공

[로컬세계 부산 = 전상후 기자] 대한민국이 오늘날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기틀은 결코 우연히 주어지지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린 국가의 풍전등화 속에서 목숨을 바쳐 피 흘린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국가적 보훈의 달인 6월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듯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웅들의 흔적이 옅어지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단발성 행사의 허례허식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11년째 묵묵히 참전용사들의 일상을 보듬으며 '참된 보훈'의 가치를 실천해 온 민간 단체의 행보가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신천지자원봉사단(신자봉)

부산동부지부가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보훈회관에서 개최한 ‘제11회 나라사랑평화나눔행사’는 진정한 평화사랑이 무엇인지 그 현장성과 기획력을 유감없이 증명해 보였다.

◆ 11년의 세월이 증명한 진정성, 일상으로 파고든 실천적 보훈

이날 행사에는 6·25 참전유공자 7명과 부산동부지부 봉사단원 14명이 참석해 성년의 연륜을 넘긴 11회째의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누었다. 보여주기식 대규모 이벤트가 아닌, 어르신들의 손을 직접 잡고 눈을 맞추며 실질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세심한 기획은 현장에 참석한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참전유공자회 지회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우리를 위해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해준 봉사단원들의 정성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벅찬 감회를 숨기지 않았다. 6월 한 달 동안에만 국한된 행사가 아니라, 1년 365일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6·25 참전유공자가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보훈회관에서 열린 ‘제11회 나라사랑평화나눔행사’에서 장수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 장수사진 촬영과 ‘영웅배지’, 어르신들의 자긍심을 채우다

이번 행사의 가장 빛나는 하이라이트는 단연 ‘장수사진 촬영’과 ‘영웅배지 수여식’이었다.

봉사단은 평소 어르신들이 지나치듯 나누었던 필요를 기억해 의상과 용모를 정돈하는 전문적인 분장 및 촬영 시스템을 가동했다. 셔터가 눌릴 때마다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대한민국을 지켜낸 긍지와 당당함이 고스란히 피어났다. 이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들의 가슴에 직접 ‘영웅배지’를 달아드리는 수여식이 거행됐다. 한 참전용사는 “배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 앞으로 외출할 때마다 꼭 달고 다니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기에 섭생이 취약해지기 쉬운 삼복더위 속에서 정성껏 준비한 삼계탕을 대접하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는 보양식 나눔까지 더해져, 단순한 의례를 넘어선 진정한 가족애의 온기가 행사장 가득 퍼져나갔다.

◆ 세대를 잇는 가교, 시민들의 ‘손지장 태극기’와 평화의 메시지

이번 제11회 행사가 지닌 또 하나의 기획적 성취는 ‘세대 간의 소통과 기억 계승’에 있었다.

현장에서는 앞서 지역주민들이 직접 작성한 감사 메시지와, 수많은 시민의 손도장으로 하나 되어 완성된 ‘손지장 태극기 만들기’ 캠페인 영상이 상영됐다. 전쟁을 겪지 않은 젊은 세대와 오늘날의 평화를 일궈낸 참전세대가 영상 속 감사 인사를 매개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과거의 희생을 오늘날 시민들의 손으로 되새기고, 그 평화의 가치를 미래 세대로 온전히 이어가려는 실천적 평화사랑 운동은 민간 자원봉사가 나아가야 할 가장 모범적인 지향점을 제시했다.

신천지자원봉사단 부산동부지부 관계자는 “보훈은 단 한 달의 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숨 쉬어야 하는 가치”라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참전유공자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진정성 있는 보훈 문화를 넓혀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광안리와 부산 남구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피어난 이들의 묵묵한 발걸음은, 차가운 편견과 갈등의 시대를 녹이고 진정한 평화와 화합의 온기를 대한민국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게 하는 등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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