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연합군이 이렇게 폭거를 일삼은 덕분에 패전국 일본은 홋카이도를 아이누족에게 반환하지 않고 오키나와를 비롯한 류큐제도를 유구국의 류큐족에게 반환하지 않고 우리 한민족의 대마도 역시 그대로 깔고 앉아 뭉갤 수 있는 승전국 이상으로 많은 영토를 거저로 획득했지만, 그 당시 연합 4개국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바람에 전범으로 당장 처벌을 받아야 할 일왕 히로히토조차 전범에서 제외된 것이다.
당시 중국으로서는 1842년 아편전쟁에서 패해 영국에 빼앗겼던 홍콩이기에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당장이라도 되찾고 싶었다. 하지만 만주를 차지하기 위해서 약속된 대로 1977년까지 무려 15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홍콩을 영국에 조차하는 희생까지 치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희생을 감수하고 강점한 만주이니 어떻게든 만주를 자신들의 영토로 고착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그중 가장 큰 프로젝트가 바로 동북공정이라는 것은 익히 아는 일이다.
동북공정의 기저는 만주를 중국영토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중국이라 불리지만 중공(中共)이라 부르던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 건국할 때 ‘한족과 55개의 소수민족을 하나로 한다’는 정강을 공표했다. 그 당시 중국영토로 선포된 곳의 모든 문화와 역사가 중국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여, 만주는 물론 자신들이 강점한 티베트와 위구르, 내몽골 등의 모든 민족을 한족의 중국에 혼합함으로써 그 문화와 역사마저 중국화 시키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그들 역시 일정한 영토에서 누리고 있는 보편적이고 상속적인 문화의 축척이 역사이며 그 문화와 역사를 생성하고 누린 민족이 문화주권자로 그 영토의 영토권자라는 ‘문화영토론’의 근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현재 지배하고 있는 영토의 모든 문화와 역사를 한족의 중국과 혼합하려는 시도가 바로 동북공정의 맹점으로 동북공정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이다.
‘문화영토론’에 입각하여 볼 때, 영토문화 중에서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매장문화인 고인돌과 비파형 동검의 분포가 난하를 경계로 동쪽에만 형성되며 한반도로 이어져, 난하 서쪽의 중국대륙과는 확연한 문화의 차이를 보이는 사실만으로도 만주는 우리 한민족의 영토이다. 중국은 고구려와 대진국 발해의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어 그런 사실을 덮고 만주와 중국대륙의 문화를 동일선상에 올려놓음으로써 역사와 문화의 주인이 영토권자라는 이론에 의해 만주를 중국영토로 고착시키겠다는 허상을 건립한 것이다.
고구려 건국이 기원전 217년으로 재정립되고 그에 따라서 기원전 108년의 고구려 영토가 정립되어,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인 진나라가 멸망하고 들어선 한나라가 기원전 109년 동진할 때 고구려의 장벽에 막혀 기원전 108년 요하 서쪽에 한사군을 설치했을 뿐 만주에 진입하지 못한 사실을 밝힘으로써, 고구려는 한족 중국 역사의 일부가 아니라 중국을 적으로 삼아 만주의 진입을 차단한 독립 대제국으로, 그 문화가 한반도의 그것과 동일한 우리 한민족이었음을 규명하면 중국 동북공정의 허상은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서술한 바와 같이 고구려 건국연대를 기원전 217년으로 바르게 재정립하고 중국의 문화가 만주에 발붙일 기회조차 없었기에 만주의 역사와 영토권은 한족의 중국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해도 동북공정의 허상이 모조리 규명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적어도 그 허상을 볼 수 있는 한쪽 눈은 열 수 있다는 것이다.
동북공정의 허상을 바르게 규명하기 위해서 두 눈을 모두 열기 위해서는 원나라와 청나라 역사가 중국 역사가 아니라 중국을 지배한 역사라는 것을 빠르게 인식하고 또 전파하는 것이다. 원나라와 청나라는 우리가 일제 병탄기에 나라를 빼앗기고 일제 지배를 받았던 36년의 세월처럼, 한족 중국이 지금은 몽골의 주인인 몽골족과 청나라의 만주족에게 지배받은 시대였지 결코 원나라와 청나라 역사가 중국 역사가 될 수는 없다. (다음 회에 계속)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