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덜 걷혀 올 세수펑크 59조원 사상 최대 세수결손
전문가 “2024년 14개 업종엔 희망과 기회의 빛 보인다”
![]() |
▲ 신재영 칼럼니스트 |
올해 세수펑크가 59조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의 세수결손이다.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와 자산시장 위축으로 법인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이 급감한 결과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세 수입 재추계’에 따르면 올해 국세 수입은 본예산 400조5000억원보다 14.8% 적은 341조4000억원으로 예상됐다. 2021년 21.7%, 2022년 15.3%에 이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수 오차율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일반회계 세수는 331조1000억원으로 예산(390조3000억원) 대비 15.2%(59조2000억원) 줄어들 전망이다. 소득세는 예산(131조9000억원)보다 13.4%(17조7000억원), 법인세는 예산(105조원)보다 24.2%(25조4000억원), 부가가치세는 예산(83조2000억원)보다 11.2%(9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3대 세수 모두 줄어든 가운데 경기 하강 여파로 법인세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특별회계 세수는 10조3000억원으로 예산보다 1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세수 결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가용 재원으로 세수 결손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내국세의 40%가량을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지방에 이전해야 하는 법규상 세수 부족분 약 59조원 가운데 23조원가량은 지방정부 부담이다. 기재부는 중앙정부 몫인 나머지 36조원은 20조원가량의 외국환평형기금 여유 재원, 4조원 안팎의 세계잉여금과 연말까지 집행되지 않은 불용 예산 등을 통해 메울 계획이다. 지방정부 몫인 23조원은 재정안정화기금(34조원) 등 지방자치단체 재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3년 연속 큰 폭의 세수 오차가 발생해 송구스럽다”며 “거시경제 악영향이나 재정 수지 악화, 민생 안정 등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의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도 컸다. 우리나라 간판기업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법인세수 결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상반기 재무제표에 법인세 비용을 7조1071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선 2412억원으로 낮췄다. SK하이닉스는 작년 상반기 재무제표엔 법인세 비용을 1조8812억원으로 반영했지만 올 상반기엔 -1조7399억원으로 책정했다. 상반기 대규모 적자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내년에 실제 납부할 법인세가 급감하거나 오히려 환급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국세 수입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법인세는 전체 국세 수입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큰 부분이다. 올 하반기 경기가 뚜렷하게 반등하지 못한다면 ‘경기 침체→기업 실적 악화→법인세 감소→세수 펑크’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내년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657곳이 상반기 반기보고서(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반영한 법인세 비용은 20조3225억원이다. 작년 동기(34조2546억원)보다 13조9321억원 적다. 기업들의 법인세 비용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내년에 실제 내야 할 법인세도 이만큼 감소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매년 거액의 법인세를 낸 삼성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거둔 영향이 컸다. 상반기 재무제표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법인세 비용은 1년 새 6조8000억원 넘게 급감했다. 전체 657개 상장사 법인세 비용 감소액의 거의 절반에 이른다. 자동차 수출 호황에 힘입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법인세 비용이 대폭 늘긴 했지만, 반도체 불황의 직격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다.
국내 기업은 대부분 매년 3월에 전년도 법인세를 국세청에 납부한다. 올해 부진한 기업 실적에 따른 ‘법인세 쇼크’가 내년 국세 수입에 본격 반영되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을 7년 만에 가장 낮은 3%대로 책정한 것도 건전재정 기조 외에 이 같은 세수 여건을 감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올해 부진했던 경기가 내년에는 강력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이유는 중국 경제가 부동산개발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위기에 빠진 데다 미국의 긴축도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유가 불안도 빠질 수 없는 불안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희망적인 경제회복 기미는 찾기 힘든 상황이다.
2023년 암울했던 경기침체의 긴 터널은 이제 석 달을 남겨두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2024년에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요동치는 국제유가,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악재가 겹겹이지만 희망과 기회의 빛이 감지된다고 전한다.
‘2024 비즈니스 트랜드 코리아’ 저자 권기대 씨(월스트리트 출신 경제 전문가)는 산업과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춰 14개 주요산업에 대한 트랜드를 예측했다. 저자는 2024년 먹구름이 걷히고 도약할 산업분야를 반도체-2차전지-바이오-휄스케어- 방산-모빌리티-건설-조선-원전-친환경에너지-농수산-리오프닝 업종(항공-여행-숙박-유통-카지노-화장품) 등 이라고 적고 있다. ‘K-산업’의 비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스펙트럼 한 비즈니스 외교도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다. 다시 한 번 ‘K-산업’의 저력과 역동을 보고 싶다.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