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라는 미명아래 관세로 판을 뒤흔들며, 무기를 앞세워 베네수엘라를 침공하고, 그린란드를 접수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새가 기도 안 막힌다. 아무런 논리나 근거도 없이 그린란드가 과거 미국이 점령했던 미국 영토였는데 덴마크에 돌려주었다며, 그래서 미국 영토라는 것이다. 미국이 독립선언을 채택한 1776년을 기점으로 삼아도 미국 역사는 이제 겨우 250년이다. 그런 미국이 수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그린란드계 이누이트 인들이 살고 있는 땅을 도대체 무슨 근거로 자신들의 영토라고 말하는 것인지 한심하기만 하다.
우방도 적도 없이 그린란드의 자원이 탐나서 자신들의 뱃속 만 채우려는 것일 뿐이다. 중국 역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자신들 유리하게 국제 정세를 이끌어 가기 위해 눈을 부라리고 있다. 이렇게 살벌한 작금의 국제 정세 앞에 서 있는 우리나라가, 마치 남한산성에 갇혀 진퇴양난에 처한 인조의 조정과 다를 바 없을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환율과 물가와 집값 앞에서도 이렇다 할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오로지 정쟁에 몰두하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표몰이 할 방도를 위해서 여론몰이하고 있는 작금의 정치행태를 보면 묻지 않아도 답이 나오는 것 같지만, 그래도 제발 백성들 좀 쳐다보라는 의미에서라도 지금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가를 묻고 싶다.
정치한다는 자가 자신의 권력이나 인맥을 이용해서 제 자식이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도록 술수를 부리는 것 자체가, 이미 백성들은 버리고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살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도 뻔뻔하게 다시 선거에 출마해 심판받겠다고 하고, 정치적으로는 지옥에 떨어져야 할 사람을 또 선택해 주는 망발이 벌어지기도 한다. 언론 역시 비리를 보도할 때는 젊은이들의 꿈을 앗아간 천하의 망나니로 보도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덮어버리고는 그들을 출연시켜 시사평론을 하게 하는 등 정말 가관인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법과 정의라는 말이 무색하게, 법을 다룬다는 이들이, 누가 보아도 법을 어겨 처벌받아 마땅함에도 권력자에게 줄을 대기 위해서 직무를 유기하거나, 자기네 의뢰인을 이기게 해야 한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그들의 신조가 되어, 법이 정의와 같은 방향을 보는 단어가 아니라 반대 방향을 향하여 권력과 돈을 뒤쫓는 단어가 된 지는 이미 오래전 일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정치 격언 중 하나가 ‘보수는 부패해서 망하고, 진보는 갈라져서 망한다’라는 설이다. 보수는 자신들이 지켜오던 것에 얽매여 점점 그 벽이 두꺼워져 그 안에서 부패하여 스스로 망하고, 진보는 또 다른 진보의 출현으로 갈라져서 논쟁하다가 망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그렇게 해서 망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일깨우는 것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우리 현실은 보수나 진보나 망하는 이유가 비리와 뇌물과 갑질인 것 같다.
일단 권력을 잡고 나면 배우자가 내 것이든 아랫사람 것이든 법카부터 들고 나간다. 정권을 잡은 것인지 비리와 갑질을 앞세운 이권을 잡은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치권 뉴스에는 뇌물과 성폭력, 자녀 비리, 권력형 갑질에 대한 의혹이 나오지 않는 날을 손꼽기도 힘들 정도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거지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분들께는 정말 죄송한 비유지만, 거지가 복권에 당첨되면 깡통을 금으로 도금한다는 말이 있다. 복권에 당첨된 돈을 활용해서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화려한 거지 생활을 하기 위해서 깡통을 금으로 도금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거지 생활을 하시는 분들을 조롱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리면서까지 이런 비유를 들게 된 것은, 얼핏 들으면 피식하고 넘길 것 같은 말이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분명히 남는 교훈이 있다. 이렇게까지 해도 못 알아듣는다면 그건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이다.
통상 우리가 양력 1월 1일 새해가 시작되면서 병오년이라고 하지만, 원래 병오년은 올해는 양력으로 2월 17일인 음력 설날부터 시작된다. 제발 이번 병오년에는 배고픈 백성들을 위해서 평안도 시찰을 하고 돌아와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와 ‘백성 없는 나라 없고, 나라 없는 세자 없다’라고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걸고 적진을 향하겠다던 소현세자만큼은 아니더라도, 넘쳐도 넘쳐도 부족하다면서 자신과 제 식구 배 채우는 데만 총력을 다하지 말고, 그 힘 중에 아주 일부라도 백성들을 위해서 쓸 줄 아는 정치인이 많아지는 그런 세상, 법과 정의가 같은 방향을 향하며 평화가 함께하는 정의로운 세상이 되기를 손 모아 기도드릴 뿐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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