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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물론 장모가 그런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변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주변을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출사표를 던진 것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옛말을 깊이 새겨볼 일이다.
가족 문제로 자유롭지 못하면서 그런 잘못을 저지른 이들을 엄벌하는 법을 집행하고 정책을 이뤄나가야 하는 최고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점을 잘 생각해 볼 일이다. 더더욱 본인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는 후보의 문제가 사실이라면 그거야말로 당연히 이 나라 백성 모두를 기만하는 짓이다. 그 어느 죄보다 엄하게 다스려야 할 죄다.
하기야 솔직히 말하자면 역대 대통령은 물론 정치하는 이들은 선거 때만 되면 내가 이 사회의 심부름꾼인 공복(公僕)이라고 하지만 그건 말뿐이고, 일단 배지를 달게 되면 마치 자신들은 귀족이고 백성들은 일꾼으로 치부해온 것이 사실이다.
필자의 눈에만 그렇게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백성을 모시느니 존경하느니 어쩌고 하는 말들은 그저 표 얻기에 급급한 말들이었다. 백성들은 그런 것들을 알기에 그나마 백성들을 덜 깔보고 덜 짓밟을 사람을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권력과 돈만 있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은 솔직히 수없이 보아왔다. 그 바람에 탄핵당한 대통령도 있고 본인이나 자식이 감옥에 가거나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린 대통령에, 죽어서도 국립묘지에조차 가지 못한 역대 대통령들의 수난사가 그걸 말해준다.
역대 어느 대통령 한 사람도 제대로 안거한 사람이 없는 기가 막힌 나라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만일 사실이라면 또다시 그런 추악한 일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불 보듯이 빤한 현실에 닥친 백성들은 착잡하기조차 한 마음으로 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재벌과의 유착으로 재벌 기업을 거대하게 만들어 놓고 그 등 뒤에 숨어 부귀영화를 누리려 했던 정권들에 대해서도 백성들은 알고 있다.
선거 때마다 서로 입으로는 재벌 특혜를 없앤다고 했지만, 그 칼을 제대로 빼든 정권이 없다는 것을 백성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칼을 빼들기는커녕 재벌 총수 가석방 시키려고 가석방 법까지 바꾸는 게 현실이다.
말로는 경제를 위해서인데 재벌 기업이 무슨 구멍가게도 아니고 총수 한마디에 이 나라 경제가 왔다갔다 할 정도라니 그게 문제라 재벌 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던 것인데, 그걸 하기는커녕 어느새 동화되어 그 그늘 아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유착된 권력과 돈으로 인해서 권력을 손에 쥔 정치인이나 재벌과 그 가족이 죄를 지으면 실수를 한 것이고, 권력의 그늘에조차 들어간 적 없이 돈도 빽도 없는 백성은 실수를 해도 변명이 통하지 않고 죄가 된다.
돈과 권력의 위력 때문에 재벌의 먼 끄나풀만 되어도, 이유가 무엇이든 마주 붙어 싸웠다가는, 죄가 있든 없든 백성만 당한다는 것을 백성들은 더 잘 알면서도 참을 수 없어 오늘도 싸워는 보지만 승산은 없기에 그저 가슴만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백성들은 타는 속만 두드리면서 제발 이번에는 하는 마음으로 투표를 하지만 결과는 늘 거기에서 거기였다.
지난 여러 번의 대통령 선거가 잘못되었던 것을 후회할 틈도 없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잘못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 투표를 해야 한다. 물론 제대로 조사도 못 해보고 후보 본인은 땅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넘어가서 당선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솔직히 임기 끝나봐야 안다.
우리는 그런 경우를 경험해 봤기에 잘 알고 있다. 진작 밝힐 수 있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검찰도 미적거리기만 했던 것 같다. 특검을 하자고 소리만 요란했지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여야가 서로 남의 탓만 했지만 실제로는 의석을 지배하고 있는 여당이 자기 당의 후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기에 더 무심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백성들의 예리한 눈과 준엄한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권인 것 같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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