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송요기 기자]광주 시내 한 복판 양림동에 위치한 역사문화마을 속에 펭귄마을이 있다. 왜 펭귄마을이라고 했을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펭귄마을 입구에 자리한 쉼터 겸 갤러리. 송요기 기자. |
펭귄마을 현판이 있는 입구에 들어서니 갤러리가 눈에 띈다. 사진액자가 벽에 걸려있고 전통공예와 공방 작품들이 가지런히 전시가 되어 있다. 시골의 폐교를 활용해 전시실로 꾸며놓은 듯한 느낌이다.
이곳은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일명 아재)께서 펭귄처럼 뒤뚱뒤뚱 걷는 걸음걸이에서 착안해 지어진 이름이다. 그 아재는 오늘도 보안관처럼 펭귄마을의 마당과 꽃밭, 텃밭을 순시하며 동네 궂은일은 다 한다.
▲세월의벽에 전시된 시계와 장식품들. |
김동균 팽귄마을 촌장은 “5년 전 화재로 폐허가 된 마을에 시계를 하나씩 붙여 ‘세월의 벽’을 만들고 쓰레기장이 된 빈집터에 텃밭을 일구고 가꾸며 차츰 생명력과 활력을 불어넣어 나눔과 소통으로 주민단합과 화목한 마을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좁은골목 바닥에 놓인 작은 나무화단과 벽에 쓰여진 글들. |
펭귄마을의 벽에 한자와 한글 그리고 그림그리기와 꾸미기에 아이디어와 기획을 맡은 훈장 최현덕의 끼‘가 한 몫을 한다.
마음이 넉넉한 동네 호적계장 주모의 넉넉한 인심으로 허기를 달래며 동네소식을 담아갈 수 있는 주막 또한 정감어린 쉼터이기도 하다.
▲쓰레기장을 정리해 꽃밭으로 꾸몄다. |
마을 주민이 기증한 집터에 이야기를 붙이고 벽을 칠하고 그 위에 시계와 액자 등을 걸었다. 자칫 천덕꾸러기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정연해 보이지 않고 고물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세월의 흔적이 말해주듯 보잘것없고 대단할 것 없는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 |
요즈음 전국 어디를 가나 축제의 홍수로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축제의 테마도 가지가지 한다. 정작 주인공은 온데간데없고 전국에서 모여든 장사꾼의 요란한 호객행위와 편승한 취객들로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교통안내 자원봉사자들의 호각소리가 소음으로 들리고 주차할 곳을 찾느라 분주한 사람들의 모습은 풍경이 되었다. 이곳 양림동 펭귄마을은 그 자체에서 지나온 삶과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소박함과 풋풋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주민들의 다양한 신발이 작품으로 변신해 벽에 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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