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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소설가 |
우리 한민족은 물론 중국이나 미국에게도, 아니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픈 기억에 사무치는 전 세계 모든 백성들은 ‘731’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731부대일 것이다. 731부대는 일본이 생체실험을 통해서 인간을 무기화시키고, 세균전과 화학전을 자행하기 위한 화학무기와 세균배양 등을 위해서 일왕의 특별한 지시에 의해 1932년에 만주 하얼빈에 세워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잔인한 시설이다.
731부대 총 책임자는 이시이 시로 중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권한을 갖고 모든 것을 지휘한 사람은 그 당시 일왕 히로히토의 막내 동생인 미카사노미야 다카히토다. 그가 731부대의 장교(고등관)로 복무하면서 전권을 휘둘렀다.
왕을 신이라고 지칭하며 전장에서 왕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치며 죽어가면서도 일왕 만세를 외치던 시절에 일왕 막내 동생이니, 그 권력은 가히 상상이 가는 일이다. 그런 지위의 미카사노미야 다카히토가 일본을 떠나 하얼빈의 그 험한 생체실험장에 가서 근무한 것을 보면 일왕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인 사업인지 알 수 있다.
일왕이 앞장서서 인류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여실히 드러낸 것 중 제일 중요한 시설이 바로 731부대다. 그때 ‘731’부대의 연구원들에게 가장 큰 꿈이 바로 세균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세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차마 사람으로서는 못할 일이고 그래서는 안 되는 천벌을 받을 짓이지만 일본은 해야 하는 일로 여겼고, 일본이니까 저지를 수 있는 만행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개발하고 싶은 세균의 성격은 전염율은 빠르고 치사율을 극소화하면서, 대신 잘 대처하면 전염을 예방할 수 있는 그런 균이었다. 딱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세균이다.
전염율이 빨라야 하는 이유는 세균전의 속전속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함으로써 적의 사기를 떨어트려 점령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치사율을 극소화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균전으로 전쟁에 이겨서 점령해도 점령지의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어 나가면 득이 반감하고 만다. 노동력은 상실되고 땅만 있으니 당장 창조할 도구로 쓸 수단이 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겁은 잔뜩 주고 치사율을 낮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잘 대처하면 전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자국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물론 점령지에서 계속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었다. 아울러 자신들이 점령하고 나서 점령지에 유행하는 전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발휘하면, 점령지 백성들은 전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의 점령행위에 순순히 협조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하고, 그런 세균을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도 실로 힘든 일이지만, 공포를 야기시켜 점령하기도 쉽고 점령군으로 진군한 후에도 통제와 봉쇄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세균을 개발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물론 그 세균의 개발이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페스트, 콜레라, 탄저 등 전염병을 퍼트리기는 했지만 새로운 전염병을 퍼트렸다는 기록은 없기 때문이다.
731부대의 실험 결과에 대한 기록들이 묻혀버린 가장 큰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할 당시 731부대의 모든 자료가 미국으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은 그 자료에 대해서 일절 함구하고 있다. 자신들이 인수한 사실조차 부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진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미국은 그 자료들이 러시아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변명하지만, 사실은 미국이 그 자료들에 대해서 더 욕심을 내었다고 한다. 그 자료들을 손에 넣는 조건으로 731부대에서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의사들은 물론 그 책임자까지 일절 처벌하지 않은 것을 보면 확실한 것 같다. 더더욱 가공할 사실은, 무조건 항복을 했다지만 능지처참을 해도 시원치 않을 천하 제1의 전범 히로히토 일왕까지 전범에서 제외시켜 주었다는 파렴치한 결론이다.
전쟁을 벌여 인류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어도, 적당한 구실과 핑계를 잘 대고, 그것이 설령 인류의 멸종을 가져올 수 있는 짓을 저지른 것일지라도 승전국에게 바치면 보상받을 수 있는 가치 있는 것만 마련할 수 있다면, 전쟁을 일으켜도 전범으로 처벌받아 죽지 않는다는 아주 못된 선례를, 오로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인류의 역사에 남기고 만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소설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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