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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코로나19로 인해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밥 굶어 죽겠다는 소리가 나오면서 이건 IMF구제금융 시대보다 더 어렵다고 연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IMF구제금융 때는 전세가격도 내려가고 집값도 내려갔는데 지금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서민들은 집값은커녕 전세를 구하지도 못해서 절절매다가 오를 대로 오른 월세로 내몰리는데 집값은 오르니 희한한 일이다, 왜 그런 불균형의 조합이 생기는 것인지는 양극화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가 급 확장세를 보이면서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 구분하지 못할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대통령 아들이 23일까지 미디어아트 개인전을 여는데, 그 개인전이 끝나야 코로나19 3단계 격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전시회를 망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것이다. 게다가 개인전이 열리는 갤러리는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이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졌고, 대통령 아들 개인전 소식이 알려진 뒤 방문자가 몰리면서 해당 갤러리의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니 나올 법도 한 소리기는 하다.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그렇다지만 설마 하는 마음도 들게 만드는 구석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솔직히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고 했는데, 하필 지금 개인전을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모든 모임을 자제하라고 하면서 그럴 수 있나 하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의문들보다 더 두렵고 무서운 것은 일개 예술적인 행위까지 이렇게 의문의 눈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현실이다.
그런데 그 현실이 결국 자초한 것들에 대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건 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수없이 많은 사건들 중 몇몇만 둘러보면 그 대답이 나온다.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 간에 벌어지는 피 튀는 열전을 뒤로하고 떠난 법무부 차관 후임을 임명했더니, 그는 얼마 전에 술에 취해서 택시 운전사를 패고도 벌을 받지 않은 희한한 사람이었다. 백성들이 보기에 이 얼마나 빈약한 인재난에 허덕이는 나라인가?
아파트가 빵이 아니라 밤새 못 굽는다는 국토부 장관을 교체한다고 기껏 후보를 골랐더니 자신이 인사권을 가지고 근무하던 곳에서, 전례 없이 자신의 지인들을 중책에 등용했던 사람이다. 까짓것 그건 그렇다고 치자. 더 큰 문제는 임대아파트 사람들에게 못사는 사람이라고 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임대아파트를 늘려야 한다는 현 정권의 국토부 장관 후보로 선정됐는지 그게 더 궁금하다.
그런 사람이 장관이 됐을 때 백성들이 집값 비싸다고 불평 하면, 누가 진작에 집 사지 말라고 했냐고 역으로 질책할까 봐 겁이 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구의역에서 엄연히 업주들의 횡포에 의해 희생된 젊은 노동자에게는 마치 노동자가 주의를 게을리해서 사망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거의 사자명예훼손 수준의 발언을 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내 조국 대한민국의 국토교통을 책임지는 자리에 앉을 것을 생각하니 백성들은 숨이 막혀 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급을 늘려 집값을 규제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규제를 통해 집값을 억눌러서 어찌 해보려고 하다가 결국 실패하고, 여당 내에서조차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튀어나오는 시점이다 보니 갑갑함이 두 배 세 배로 늘어나는 기분이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에만 해도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백신을 안전성이 검증되면 투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2~3월 운운하는 발표를 했었다. 어떤 백성이 그 말을 믿겠는가?
힘없고 빽없어서, 쉽게 말하자면 외교적으로 능력이 없다 보니 사정상 구매를 못 했다고 솔직히 말한다면 모를까 안전성 운운하는 그 말을 누가 믿는다는 말인가? 어느 철없는 시사평론가라는 사람이 방송에서 하던 헛소리마냥,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여론이라는 그런 식의 눈속임으로는 백성들을 감당하지 못한다.
이미 선진국의 지도자들이 스스로 나서서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안전성 타령이나 하고 있어봤자 그건 미친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걸 알았는지 급기야 국무총리가 아스트라제네카를 제외하고 화이자나 모더나는 상반기가 힘들다는 발표를 했다. 이 얼마나 참혹한 수치인가? 진작 능력이 부족해서 백신 공급이 늦는다고 하던지, 아니면 능력은 부족하지만 노력 중이라고 해야지 핑계로 하늘을 덮을 수는 없는 것임을 뒤늦게야 깨달은 것이다.
호랑이는 날고기를 먹고 산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진실이다.
옛날에는 백성들을 속여 먹기도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의 정보가 일시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백성들이 정치하는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순간을 덮고 지나가겠다는 잔꾀로, 요즈음에는 호랑이가 고기를 익혀 먹는다는 식의 허황된 말 한마디가 그렇지 않아도 힘든 백성들을 영원한 나락으로 추락시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말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면, 어렵고 힘든때일수록 진실을 말해야 한다. 실패한 정책은 빨리 인정하고 수정해야 하며, 그릇된 인사는 바로 잡는 것만이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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