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전북 남원시립국악단의 창작 창극 ‘소녀 춘향’이 이틀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개관 축하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남원시립국악단은 지난 8월 1일과 2일 오후 7시 30분, 남원 청아원에서 창작 창극 ‘소녀 춘향’을 선보였다. 이틀간 무료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청아원의 개관을 기념해 마련됐으며, 전 좌석이 관객으로 가득 찼다.
공연 이후 관람객들은 “남원시립국악단이 전통 판소리 춘향가에 동학이라는 소재를 접목해 신선하게 재해석했다”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공연은 국악단의 탄탄한 기량을 기반으로 음악, 춤, 연기를 조화롭게 구성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으며, 무대, 영상, 의상 등 시각적 요소에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해 고품격 무대로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녀 춘향’은 1860년대 동학이 백성 사이에 퍼지던 시기를 배경으로, 소리꾼 김춘향이 동학 창시자 최제우 선생을 만나 자신만의 춘향가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를 통해 평등, 자유, 인권, 민주 등의 동학 정신을 예술적으로 담아냈다.
극본은 소설 ‘불멸의 이순신’, ‘나, 황진이’, ‘허균, 최후의 19일’ 등을 집필한 소설가 김탁환이 맡았으며, 남원시립국악단 최용석 예술감독이 연출을 담당했다. 이 외에도 김수미 작창, 함현상 작곡, 유선후 움직임 연출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동학농민운동 당시 불렸던 ‘칼의 노래’가 국악 관현악과 어우러져 웅장하게 울려 퍼졌고, 최제우 선생과 제자들의 ‘검무’는 군무로 재구성돼 동학군의 결기와 정신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그려냈다.

남원시립국악단은 그동안 정유재란, 만복사저포기 등 남원의 역사 속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무대화해 왔으며, 올해는 동학과 춘향가를 접목한 기획으로 새로운 창극을 선보였다. 남원은 동학 창시자 최제우가 교리를 완성한 은적암, 동학농민운동 격전지였던 방아치 등이 있는 지역으로, 동학의 성지로도 불린다.
남원시립국악단의 상설 창극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문화매력 100선 ‘로컬100’에 선정된 바 있다. 로컬100은 지역의 고유 문화자원을 국내외에 알리고자 100개 지역 명소와 콘텐츠를 발굴해 홍보하는 사업이다.
‘소녀 춘향’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2025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상설공연’에도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도내 전통문화자원을 활용한 특화 콘텐츠를 상설 공연으로 발전시켜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한편 남원시립국악단은 오는 8월 9일부터 9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청아원에서 ‘소녀 춘향’의 유료 공연을 이어간다. 9월부터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광한루원 영주각에서 ‘광한루의 밤풍경’, 10월에는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광한루원 완월정에서 민속악 중심 공연 ‘전통소리청’ 등 다양한 상설 공연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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