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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현실을 박차고 일어나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날 듯이 힘을 내라고 응원할 때 웅비(雄飛)하라거나 비상(飛上)하라고 한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그 어려움을 이기기 위해서 많이 하는 응원이다. 여기에서의 비(飛)는 ‘날 비자’로 날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만일 날개가 없다면 아무리 용을 써도 날 수 없다. 어려움이나 혹은 고난에서 벗어나는 데 힘도 더 들고 시간도 더 걸릴 뿐만 아니라 자칫 하다가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코로나19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퍼져나갈 때 “신은 인간을 용서했지만, 자연은 인간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차피 같은 신의 피조물인 인간이 수천 세기 동안 자연을 혹사하고 유린한 대가를 받는다는 무서운 의미의 말이다. 그러나 단순히 무서워할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인간이 반성해 보아야 할 화두(話頭)이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도 코로나19가 시작되었고, 비교적 많은 백성들이 방역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덕분에, 서민들을 필두로 아주 힘들어하면서도 근근이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비상하리라는 단단한 각오로 백성들은 오늘도 더 이상 조일 것도 없는 허리띠를 다시 한번 바짝 조이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새는 날개가 있어야 난다. 그것도 좌우 양 날개가 있어야 날 수 있다. 날개의 어느 한쪽이 부러지면 날 수 없다. 설령 부러지지 않고 크게 다쳤다고 해도, 나는데 지장을 받는다면 한쪽 날개로는 절대 날 수가 없다.
우리네 삶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이 시대처럼 많은 정보가 쏟아지면서 사상과 이념의 자유가 보장되는 시기에는 좌우라는 양 날개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주면서, 정말 어려운 이 시기에 비상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이론처럼 그리 단순하지가 않은 것이 문제다. 정답이 눈에 보이는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의 욕심이라는 것이 그만 일을 그르치고 마는 것이다.
탐욕은 눈을 멀게 하여 보이는 것이 없게 만든다고 한다. 그래야 끊임없이 탐욕 자신을 추종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때 탐욕은 만족한다고 한다.
사람에게 코로나19가 발생해서 정신 하나도 없게 만드는 이 시대에, 하필이면 새에게도 전염병이 돌고 있다는 이상한 우화(寓話) 하나가 귀에서 귀로 전달되고 있다.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해 본다.
새의 전염병은 우화라 그런지 그 성격이 조금 이상하지만 인간의 그것과 비슷한 것도 많다.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인간의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사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는 것 역시 인간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희한하게 권력층 위주로 발병했다.
새의 전염병은 날개 밑에 부스럼이 생겨 고름이 엉기고 지저분해지는 것으로 그 냄새도 심했다. 그러나 어리석은 보균자들은 날개 밑의 상처만 가리면 감출 수 있을 것이라는 짧은 판단으로 날지도 않고 날개를 잔뜩 웅크려 곪아 터진 상처를 감추기에 급급해할 뿐이었다.
더더욱 희한하게도 권력층 위주로 발병이 되다 보니 자기들끼리 덮어가면서 검사도 회피하는 등 보균자로서 당해야 하는 일체의 불이익을 거부하는 특권까지 누리면서 주변을 괴롭히는 존재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바로 옆에 기거하는 고급 권력자의 냄새 때문에 도저히 살 수 없다고 결심한 몇몇 새들이 힘을 합쳐 그 권력자의 날개를 젖히고 날개 밑의 상처를 확인하는 순간 자지러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눈으로 볼 수 없고 코로는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최악의 사태 그대로를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권력의 새는 백성들이 직접 눈으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덮기 위해서 반항하다가 날개가 부러지고 말았다. 백성들은 깜짝 놀라 날개를 치료할 수 있도록 병원으로 호송을 해주는 등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해 주었다. 그런데도 백성들에게 돌아온 것은 권력의 새를 무차별 폭행하고 병원으로 이송했기에 벌을 받아야 한다는 황당한 조치였다.
처음에 조사를 받을 때부터 무언가 잘 못 되어가고 있음을 직감했지만 그 정도까지 일 줄은 짐작도 못 하고 방심했던 백성들은 일격을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그들을 조여오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보고 들은 실상을 최대한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많은 백성들이 나라에서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서 알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그 병에 대해 연구하는 양식 있는 학자들이 생겨나서 많은 것을 알아내게 되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새 전염병의 발병 원인이다. 그 결과 안타깝게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정식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바이러스에 대해서까지는 치밀하게 연구를 끝낸 덕분에, 적어도 그 예방법은 알아냈다. 그리고 새들은 그 결과를 정부에 보고했지만, 정부는 그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사회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핑계를 대면서 함구를 명령하는 것이었다. 치료제나 백신도 없이 혼란한 시기에 예방법을 발표하고 만일 효력이 없는 것이라면 더 큰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그 핑계였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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