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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있는 재일교포 노인복지시설, 문 앞에 고향의 집 교토라고 쓰여 있다. 이승민 기자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일본에는 4700여 개의 노인복지시설이 있다. 그중 재일교포를 위한 시설은 5곳뿐이다. 타국에서 쓸쓸하게 살다가 말년마저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동포의 외로운 삶을 지켜보면서 동족을 위한 노인복지시설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재일한국인이 있었다.
그의 결심은 곧바로 실천으로 옮겼고, 드디어 1989년 오사카부 사카이 시에서 ‘고향의 집’이라는 포근한 이름을 붙여 첫 노인복지시설 건물을 준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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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집 교토 전경. |
1994년에는 ‘고향의 집 오사카’를 준공했고, 2001년에는 ‘고향의 집 고베’를, 2009년에는 ‘고향의 집 교토’, 그리고 2016년에는 ‘고향의 집 도쿄’를 5번째로 문을 열어 우리 교포들을 맞이했다.
목포공생원 윤학자 여사의 외남 윤기씨가 바로 재일교포 노인들을 위해 따듯한 보금자리를 만든 ‘고향의 집’ 주인공이다.
고향의 집 5곳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게 지어졌다는 ‘고향의 집 교토’를 찾아가기 위해 도쿄역에서 신간센을 탔다. 2시간 남짓 달려 교토역에 도착, 택시로 15분쯤 이동해 다다른 곳은 굽이굽이 흘러가는 카모 강변에 세워진 현대식 건물이다. 문 앞에 ‘고향의 집’이라고 씌어진 바위가 정겨웠고, 반갑게 맞아주는 한국인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현관에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서자 “이곳은 당신의 새로운 고향, 고향의 집 교토입니다”라고 쓰여 있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고향집 안방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직원들은 친절하게 한국어로 인사했고 다정하게 안내해주었다.
‘고향의 집 교토’는 부지 약 1400평에 건평 총 2300평의 건물로 입소자 160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직원 130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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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집 교토' 옥상에 만는 정원. 옥상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언제라도 산책을 할 수가 있다. |
‘고향의 집 교토’에는 문화홀이 있다.
‘고향의 집 교토’에는 일본에서도 유일하게 문화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홀이 있다. 음향과 조명시설을 갖춘 무대가 있고 150석 규모의 관람석이 있어 주 3회 이상 공연을 하고 있다. 각종 예술단체들의 다양한 공연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전통문화공연도 하고 있어 노인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준다.
세심한 서비스가 가능한 ‘유니트 케어’를 도입했다.
유니트 케어는 입소자 전원이 각각 개인실을 사용하면서 10명 정도 그룹을 지어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거실 공간이 따로 있다. 기호에 맞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 드실 수 있는 주방과 식당이 있고 욕실도 설치돼 있다.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듯한 따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입소자 한 분 한 분을 소중히 모실 수 있는 서비스이다.
한국어를 사용할 수가 있다.
사회환경은 일본이지만 이곳에서는 언제라도 자유롭게 한국어로 소통할 수가 있다. 한국어 상담사가 있고, 한국어로 대화할 동료가 있고, 한국인 만이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일본이라는 국가적 환경 속에서 고국의 언어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한국적인 공간이 있다는 것도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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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에 걸려 있는 한국화. |
이곳은 고향의 집이다.
고향과 같은 환경 속에서 포근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노인시설이다. 저소득자도 안심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한국 요리를 먹을 수 있고, 한국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따뜻한 온돌방에서 생활할 수가 있다. 한국의 명절을 지키며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이름 그대로 고향의 집이다.
건강관리에 특별히 주력하고 있다.
의무실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상시 근무하고 있다. 재활서비스도 제공한다. 치과 마사지 침술 등 왕진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육체적인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관리까지 24시간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보다 복지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가고 있다. 특히 노인의 삶을 즐겁고 풍부하게 하기 위해 문화공연을 다양하게 계획해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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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처럼 아늑한 거실 공간. |
한편 ‘고향의 집’ 설립자 윤기 이사장은 모친 윤학자(田內千鶴子) 여사의 뜻을 이어, 목포공생원에서 연고 없는 아이들을 자식처럼 돌보면서 오랫동안 고아들의 아버지로 살아왔다. 또한 유엔 세계고아의 날 제정을 위한 폭넓은 활동도 펼치고 있다.
30여년 전부터는 재일교포 노인문제의 심각한 현실을 직감하고 노인복지시설 10곳 건축을 목표로 혼신을 다하여왔다. 현재 일본 5곳에 시설 건물을 완공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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