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의 찬가
이승민
겨울의 긴 기도를 마친 대지가 얼음을 녹여
투명한 물방울로 구를 때
냉이 딸 손을 잡고
달래 엄마는 설레는 봄 마중을 나간다
시냇물은 은빛 북소리를 울리며 길을 열고
버들강아지 포근한 솜털로 대문을 열면
잠자던 쑥 형제들 기지개 켜며 얼굴을 내민다
산기슭 아지랑이 가족이
잠든 나무들의 어깨를 흔들어 깨울 때
민들레는 길가에 작은 등불을 밝히고
성급한 산수유는 볕을 머금은 음표를 톡톡 찍는다
담장 너머 개나리는 부지런히 햇살을 채집해
눈부신 꽃길을 내놓고
매화가 하얀 음색으로 공기를 채우면
진달래 분홍 선율이 산자락을 휘감는다
참새 떼는 하늘 오선지에 기쁨을 받아적고
연분홍 벚꽃은 눈부신 안개비가 되어
온 대지에 축복의 꽃가루를 뿌린다
찬란한 꽃들의 군무 속에서
풀잎들은 앞다투어 초록의 깃발을 올리니
아, 이 눈부신 생명의 서사시여!
온 천지가 꽃으로 타오르는 화려한 축제장
산천은 빛의 합창으로 가득하고
약동하는 봄의 숨결이 거침없이 밀려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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