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건국되지는 못했지만 고구려 영토를 수복하는 의미에서 유림들이 중심이 되어 건국될 나라로 계획되어졌던 ‘대고려국’은 처음 구상 당시부터 동상이몽이었던 것 같다. 대한제국의 독립투사들은 간도를 중심으로 만주에 ‘대고려국’을 건국함으로써 의친왕 이강이나 혹은 고종황제, 영친왕 중 한 분이라도 망명시켜 황제로 모시고자 했으며, 그것은 고조선 이래 고구려와 대한제국의 맥을 이어나가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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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 |
그리고 ‘대고려국’을 기반으로 한반도에 무장 진입 함으로써 광복을 쟁취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반면에 일본은 원래 간도를 비롯한 만주의 영토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당시 만주의 일부분인 간도 주민의 80%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제국의 백성들을 이용해서 만주를 손쉽게 정복하자는 의미에서 공화정을 표방하며 ‘대고려국’ 건국을 계획했던 것이다.
그러나 일제는 만주와 한반도의 대한제국 백성들이 단합해서 반일 투쟁을 벌일 것을 염려하는 등의 이유로 ‘대고려국’ 건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또한 대한제국의 지사들 역시 고종황제와 의친왕, 그리고 영친왕의 망명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자 ‘대고려국’ 건국에 대한 구심점을 잃어가면서 ‘대고려국’ 건국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일제는 실패한 ‘대고려국’ 건국계획을 경험삼아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를 전면에 세워 만주국을 건국한다. 만주국을 건국한 일제는 만주에 많은 투자를 해가면서 만주를 자신들의 생활터전으로 만들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
그 결과 만주는 중공업 단지이자 군사기지화 된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의 패망과 함께 만주국은 미국·영국·소련·중국의 연합4개국에 의해서 부당하게 해체된다. 그리고 만주국의 영토는 연합4개국이 벌인 동북아영토 나눠먹기에 의해서 중국에 귀속된다.
연합4개국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미국은 오키나와에 해병대기지를 건설하고, 소련은 사할린과 쿠릴열도를 반환하지 않으며, 영국은 아시아 시장의 진출로인 홍콩을 갖는 대신 역사나 문화에 대한 고증도 없이 만주국의 영토를 중국에 부당하게 귀속시킨 것이다.
만주국 영토를 부당하게 귀속시킨 중국은 만주국 영토인 만주를 동북인민정부로 묶어둔다. 만주가 한족의 중국 영토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섣부르게 분리해서 새로운 행정구역으로 개편하지 못하고 묶어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북인민정부 초대 주석으로 추대된 가오강이 지나칠 정도로 민심을 얻어 황제처럼 군림하는 것을 알게 된 마오쩌뚱은 가오강을 베이징으로 소환하고 만주의 특성을 알게 된다.
우리 한민족의 피가 새겨진 만주의 백성들은 한족의 중국과 기본적으로 모든 습성이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에 마오쩌뚱은 만주가 결속하면 반드시 뒤탈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1953년 동북인민정부를 해산하여 일부는 내몽고자치구에 편입하고, 일부는 흑룡강성·길림성·요녕성의 동북3성으로 나누어 버린다.
결국 만주의 존재자체를 지워버리겠다는 의도였다. 현재 중국은 만주라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동북지구(東北地區)’로 부른다. 그러나 일본이나 한국 등지에서는 지금도 ‘만주’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영어권에서는 ‘만추리아(Manchuria)’라는 용어로 정착되어 있다. 영토가 갖는 진실을 가리려 한다고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대고려국’과 만주국 및 동북인민정부의 가장 큰 공통점은 만주를 중심으로 건국을 계획했거나 만주에 건국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주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나 영토문화 중 가장 확실하게 문화주권을 규명할 수 있는 매장문화를 고찰해보면 한반도와 동일하다. 이것은 영토문화론에 의해 만주의 문화주권이 우리 한민족에게 귀속됨으로써, 문화영토론에 의해서 만주의 문화주권자인 우리 한민족이 만주의 영토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만주의 개념을 지우고 동북3성과 내몽고 자치구로 존재하는 그 땅을 소유하고 싶어 하지만, 역사와 영토문화는 그렇게 인위적으로 선을 긋는다고 주권자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침략의 역사로 영토권자 행세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영토문화의 문화주권자가 영토권을 수복할 날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우리는 그날을 대비해서라도 만주에 있는 우리 한민족의 문화를 확실하게 보존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비록 지금은 그 관할권이 중국에 귀속되어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어떻게든 영토문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함은 물론이요 그 문화가 언제 어디에 어떻게 존재했었는가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남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족의 중국이 언제 그 문화들을 왜곡하거나 없애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날이 갈수록 만주에 대한 연구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만주의 영토권을 수복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는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역시 더 잘 알고 있다.
역사는 돈다. 그리고 국력 역시 돈다. 세계적인 것으로 본다면 몽고 등의 아시아가 잘나가다가 유럽으로 그 힘이 옮겨가더니 미국으로 갔다가 지금은 중국을 필두로 하는 아시아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동북아 3개국을 보아도 마찬가지다.
고조선과 고구려시대에 잘나가던 우리 한민족이다. 그러더니 그 힘이 중국으로 갔다가 일본으로 가더니 다시 중국으로 갔다. 우리 한민족에게 돌아올 날도 멀지 않았다. 남북통일만 된다면 즉각 돌아올 수도 있다. 그때 우리도 만주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하며 수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중국이 센카쿠열도에 대해 입도 뻥끗 못 하다가 국력이 강해지니까 일본에게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도 국력이 강해져서 만주를 수복할 수 있는 그 날을 대비해서라도 일단은 만주를 영토분쟁지역으로 선포할 필요가 있다. 만주가 우리 한민족의 영토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확실한 근거가 뒷받침되도록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해야 할 일이다. 정부와 학계는 물론 우리 한민족 모두가 만주가 진정 우리 한민족의 영토라는 인식을 갖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므로 민족계몽에도 게을러서는 안 된다. 그래야만 영토문화가 우리 한민족의 것과 동일한 만주를 수복할 수 있는 것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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