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세계] 도심 속 간편함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대자연의 위대함을 알려 주는 철새의 경이로운 군무가 시작된다. 겨울이 다가옴을 알리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올 즈음 붉은 황금빛으로 물드는 석양을 배경으로 금강하구에 국제 보호종인 가창오리 수십만마리가 날아든다. 대자연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향연을 ‘2010 군산세계철새축제’에서 확인해 보자.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우리나라다. 이 가운데 군산시 금강호는 가창오리의 대표적인 월동지로 가장 가까이서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는 지역이다. 2010 군산세계철새축제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전라북도 군산 금강철새조망대와 금강호 일원, 은파국민관광지에서 펼쳐진다.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반도국가란 지리적인 특성으로 전 세계에 서식하는 조류 약 8000종 가운데 450여종이 번식이나 월동, 기나긴 여행 도중 휴식을 위해 머문다. 한반도 내 최대 철새도래지는 금강하구에 있다. 금강하구는 세계 5대 갯벌에 포함되는 서해안의 넓은 갯벌로 철새들에게 쉼터와 먹이를 제공한다. 봄, 가을에 갯벌을 지나는 다양한 도요·물떼새들이 이용한다. 여름에는 번식을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찾아오는 수많은 여름철새들이 있다. 겨울에는 추위를 피해 날아온 겨울철새 수십만마리가 금강호를 찾는다.
금강호에 발달한 갈대밭은 개개비와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조류의 번식·서식지로 활용된다. 나포 십자들과 인근 지역의 넓은 농경지는 낙곡을 먹이로 하는 가창오리·큰기러기·쇠기러기 등에게 최고의 먹이터가 된다.
금강호에는 세계적으로 생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국제적 보호종으로 지정된 가창오리가 넓게 분포한다. 큰고니·개리·저어새·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청둥오리·흰뺨검둥오리·쇠기러기 등 오리류는 물론 재갈매기·검은머리갈매기·붉은부리갈매기 등 갈매기류도 10월 중순부터 겨울을 나고 다음해 3월초 번식지인 시베리아 지역으로 이동한다.
축제 주인공은 철새 “세계적 자연생태축제로”올해로 7회째를 맞는 군산세계철새축제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을 맞이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에 여념이 없다. 군산세계철새축제는 국내 최대의 자연생태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축제 주인공인 철새들의 휴식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설 설치를 최소화한다. 여타 축제 행사장에서 볼 수 있는 애드벌룬 등의 설치를 지양하고 소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공연행사 등은 시 일원에서 개최한다.
축제의 주요프로그램은 해설자의 설명을 곁들여 금강호의 철새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탐조투어’ 행사다. 탐조투어는 가족단위로 금강 철새들을 관찰하고 가창오리의 화려한 군무를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탐조투어는 축제 종료 후에도 내년 2월까지 주말에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올해 철새축제는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대형텐트를 설치하지 않는다. 관람객들의 체험프로그램에 더욱 많이 투자하기 위함이다. 특히 군산 소방서·기상대 등 시 유관기관들이 준비한 체험프로그램도 선보이는 등 군산시민 모두가 준비하는 축제로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이밖에도 금강 발원지인 전북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뜬봉샘에서 자전거로 금강의 물줄기를 돌아보는 ‘금강생태로드’, 시내 학생들이 금강의 철새보호활동을 시작하는 ‘생태지킴이 발대식’ 등이 개최된다. 단기 어학연수 상품이 제공되는 ‘철새골든벨’ 행사는 금강호 철새·새만금과 관련한 퀴즈를 맞추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은파국민관광지에 있는 도심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도 관람객들에게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축제를 주관하는 금강철새조망대 관계자는 “군산세계철새축제는 전국 천여개의 지역축제가 난립한 자운데 자연과 함께하는 세계적인 지역축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금강호를 찾아오는 수많은 철새들을 직접 관찰하고 철새축제가 세계적인 자연생태축제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대 철새도래지, 최대 전문전시시설 구비
군산시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시가 발주해 국립중앙과학관이 수행한 ‘금강호 및 새만금 조류 등 변화상 연구’에서 금강호에는 철새 106종 51만여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금강호뿐 아니라 새만금지역의 만경강·동진강 유역에서도 조류 120여종이 관찰돼 새만금 지역이 새로운 철새도래지로 부각되고 있으며, 금강 하구에는 세계적인 희귀종 검은머리물떼새의 집단서식지가 위치해 있다. 군산 바다는 우리나라 서해안을 통과하는 이동철새의 주요 기착지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어청도도 위치했다.
금강철새조망대는 먼 길을 날아와 지친 날개를 쉬는 철새들의 휴식처인 금강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군산시가 국내 최대 규모 철새 전문전시시설로 조성한 이곳은 철새조망대 외에도 철새신체탐험관·부화체험관·조류공원·동물마을·탐조회랑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금강철새조망대 활성화를 위해 시는 시설보강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실시해 종합생태교육시설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서해안을 통과하는 철새들의 연구거점 기지로 꾸준히 육성하고 있는 것. 연중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철새조망대 시설 내에는 금강의 철새들을 볼 수 있도록 3대의 탐조카메라를 설치 운영중이며, 학생들의 생태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 겨울의 초입, 짧은 시간이나마 도시의 매연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사람도 자연의 일부임을 되뇔 수 있는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를 지켜보자.
11월10~14일 / 전북 군산 금강철새조망대ㆍ금강호 일원, 은파국민관광지 / 금강철새조망대 063-453-7213~4 / www.gmbo.kr
뉴스룸 = 이진욱 기자 jinuk@segye.com
- 기사입력 2010.11.01 (월) 12:47, 최종수정 2010.11.01 (월)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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